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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04-길은안으로나있다

 


 

 


 
(*^^)
내가 한 일들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
내가 한 것인 줄 알지만
나는 그 일에 절반도 기여하지 못하였다

누군가에 의해 계기가 마련되었고
누군가에 의해 기회가 주어졌으며
누군가에 의해 빗나감을 막을 수 있었고
누군가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.
 
내 삶의 여정을
내가 만들고 통제하는 줄 알지만
내 삶의 여정은
자연적 환경에 의해서
사회적 환경에 의해서
미쳐 인지하지 못한 것들에 의해서
때론 예측 불가한 변화와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,
때론 길이 열리고,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.

내 삶은  길을 통해 세상으로 나가고,
도전하고, 경험하게 된다는 생각에
정작 그 길이
나를 안으로 이끌어 스스로를 돌아보고,
깨닫게 한다는 걸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.

내가 내 삶을 온전히 통제하고 있다는
오만했던 마음을 내려 놓고
삶의 흐름에 겸허하게 자신을 맡기는 순간
꽃의 향기를그늘의 시원함을 느끼며
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나 보다.

하지만
무턱대고  삶의 흐름에
나를 온전히 내어 줄 수는 없다
.
내가 내 삶을
온전히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

내가 내 삶을
원하는 곳으로 이끌고 갈 절반
의 몫은
내게 있기 때문이다.  
 
-syso-
 
 

 

 

사람들은
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

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
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
벼랑 앞에 세워 낭패 시키는가 하면
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 내어
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.

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
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사는
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
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
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
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.

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
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
스스로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을 모른다

길이 밖으로 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
아는 사람에게만 길은 고분고분해서
꽃으로 제 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
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땀을 식히게도 한다.
그것을 알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
자기들이 길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는다.
 

-길 / 신경림-
 
 
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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