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* )
생전에 입던
하이얀 그녀의 옷소매를 잡고
허공을 향해 흔들어 본다
허공을 향해 소리쳐 본다
가지 말라고~!
돌아 오라고~!
어린날 서러운 날들의
위로가 되어준
이웃집 누이가
원치 않는 시집을 간 후
남편에게 맞다 죽었단다
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
보고 싶은 맘이 많았지만
영정 속 웃고 있는 누이의 모습만 안고
돌아서 나온다
초혼 招魂
죽은 자를 잡기 위한
산 자의 처절한 외침
그렇게 소월은
통한의 곡( 哭 )을 하고 있다
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~
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~
한 귀절 한 귀절
부서지고~ 헤어지는~ 마음에
덩달아 먹먹함을 삼켜 본다~!
-MEnter-
초혼 招魂
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!
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!
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!
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!
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
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.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.
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.
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
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.
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.
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.
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
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
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
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!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사랑하던 그 사람이여!
-초혼 招魂 / 김소월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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